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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들 이야기

남석인 에디터

2018.11.20

조회수 12883


 

졸업할 것인가? 학교에 남을 것인가?

스스로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들 이야기

 

  사회로의 첫걸음은 누구나 무겁고, 무섭습니다. 학생 신분은 이제 벗어나기 싫은 틀이 되었고, 학생을 벗어나야만 하는 요즘 청춘들은 대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

 

  중,고등학교 졸업과 달리 대학교 졸업은 보다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로의 첫걸음이며 더 이상 학생이 아님을 의미합니다.

  학생이라는 신분은 많은 이점을 가져다줍니다. 대학교 졸업은 이러한 학생이라는 틀에서 완전히 독립하는 과정이며, 더 이상 어딘가에 대한 소속이 아닌 그저 본인 혼자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출발선으로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학교 졸업 직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취업준비생이라는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 단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청춘들은 불안함과 두려움에 떨게 됩니다.

  의무이자 숙제가 되어버린 취업. 그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람은 쓸모없는 사람으로 분류되는 사회의 한 시선이 그들에게는 두려움이 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학생으로서의 기간을 늘리는 학생들이 급속도로 증가합니다.

 

  졸업을 늦추는 이유

 

  휴학, 졸업유예 등 학생들은 졸업을 늦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휴학이나 졸업유예와 같은 제도가 모두 졸업을 늦추기 위한 장치는 아닙니다.

  여행, 아르바이트, 그 외 여러 상황들이 이유가 되고 있으며 다양한 사람들이 그만큼 다양한 이유로 사용하는 것이 휴학이고, ‘졸업유예입니다. 하지만 사용하는 목적에 있어서 졸업을 늦추기 위함이 절반을 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취업이 언제 될지가 확실한 학생이 아닌 이상, ‘취업준비생의 타이틀은 그들이 버텨내기엔 버겁기만 합니다. 오래 가지고 있을수록 주위의 걱정과 우려의 대상이 되고,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불안감만 커질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졸업 전 마지막 학기인 4학년 2학기를 늦추기 위해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하거나, 졸업 유예를 신청합니다. 취업을 준비함에 있어 학생이라는 신분을 이용하기 위함입니다. 불안함에 대한 방패로, 또 가림막으로 청춘은 학생이라는 신분 뒤에 숨길 원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렸을 적을 생각해보면 마냥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었습니다. 진짜 어른은 어깨에 어떤 짐을 지고 살아가는 지는 꿈에도 모른 채 말이죠. 그저 커 보이는 어른의 그림자만 눈에 담고 그 그림자의 크기만큼 커지는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어느덧 어른이 되었고, 사회의 코앞에 서있는 를 발견했을 때. 우리는 그토록 바라던 진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현실이 어딘가 씁쓸합니다.

  그 씁쓸함은 어른이라는 시기의 시작일지, 아니면 진짜 어른이 얼마나 쓴지 미리 알려주는 예고편일지 모릅니다. 이런 걱정은 청춘들의 머릿속, 마음속에 쌓여 더 큰 두려움을 완성해냅니다.

  스무 살이 넘으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고, 철없는 생각을 가진 몸만 어른인 시기를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제 진짜 어른이 되라는 사회의 명령이 떨어진 기분으로 대학생을 벗어나려 합니다.

 

청춘에 대하여

 

  푸를 청, 봄 춘.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를 의미합니다.

  청춘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 즐겁고 밝으며 웃음이 가득한 시절을 떠올립니다. 지금 청춘인 이들을 부러워하고 좋을 때라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기도, 마냥 동경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청춘은 왜 진짜 청춘인 이들에게는 마냥 푸르지 못할까요? 청춘은 어쩌면 푸르기보다는 까맣고, 밝기보다는 어두울지도 모릅니다.

해가 뜨기 직전의 새벽이 가장 어두운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새벽을 살고 있습니다. 춥고 시리고 어두운 새벽은 모두의 하루에 꼭 있는 시간입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그 새벽을 조금 덜 춥게 흘려보낼 수 있다면, 다가올 아침은 오로지 따뜻하기만 하기를. 지금 여러분의 새벽 속에서 여러분이 자기 자신의 두툼한 이불이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_ 남석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