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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 과연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요?

최예지 대학생 기자

2022.11.07

조회수 5434

COLUMN


“성형수술, 과연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요?”

- 성형에 대한 두 가지 시선 -




이제는 자연스럽게 용인되는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 

그런데 자기만족 vs 타인의 시선과 평가 두 가지 시선은 여전합니다. 과연 우리의 초점은 어디에 맞추어져 있나요? 



+ 흔한 것이지만 쉿! 남에게 숨기고 싶은 것?

“너 쌍수 진짜 자연스럽게 잘 됐다!” 마침내 수능이 끝나고 졸업을 앞둔 교실 안에서는, 성형수술을 하고 온 친구들을 두고 적지 않은 칭찬이 오고 갔습니다. 

대학에 들어와서 친해진 주변 친구들 또한 성형 사실을 자연스럽게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성형 대국이라는 말도 있듯이, 이제 우리나라에서의 성형수술은 흔한 미용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용성형 기술이 해외에까지 알려지면서, 타국에서 의료 관광을 오는 사례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아직 많은 사람은 본인의 성형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 합니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 성형수술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성형 사실이 타인에게 알려지는 순간 그 사람은 자연 미인이 아닌 ‘성형미인’이라는 편견이 생겨버린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 때문에, 각종 미디어에 노출되는 연예인들은 성형 사실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고, 자신의 성형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얼굴을 구겨보거나 어린 시절 사진을 공개하기도 합니다. 

새삼스럽지 않은 것이지만 새삼스레 부정해야 하는 성형수술. 어찌 보면 참 모순적입니다. 우리는 과연 누구를 위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변화를 결심하는 것일까요?


+ 나 and 타인, 나 vs 타인

이러한 모순점은 ‘타인’과 ‘나’의 상관관계로부터 파생됩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한평생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소속감을 느끼며 자아존중감을 형성해나갑니다. 이러한 본질 속에서 ‘미’는 사회적 관계를 수월히 해주는 지렛대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예로부터 미를 갖춘 이들이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위치하거나 더 큰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이 고고학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미적으로 아름다운 이는 타인에게 환영받고 사랑받는 존재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아름다움이 ‘본유’적인 것이어서 본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었다면, 이제는 ‘성형수술’이라는 기술을 통해 본인의 선택에 따라 자기 외모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에 인위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름다워지고 싶고, 타인에게 사랑받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은 성형수술이라는 매혹적인 수단을 이용하는 것으로 표출됩니다. 

하지만 끝없는 재수술을 통한 인위성의 지속과 스트레스, 성형 사실 여부에 대한 노출을 두려워하게 되는 것 또한 타인에 대한 지나친 의식으로부터 형성됩니다. 

타인의 평가는 내 기분과 자존감을 좌우하고, 결국 주객이 전도되어 타인에 의한, 타인을 위한 변화를 꾀하는 ‘웃픈 상황’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타인’이 아닌 ‘나 자신’에 초점을 맞춰보는 것

전국 만 19세~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57.3%)은 “성형을 통해 예뻐지려고, 멋있어지려고 하는 것을 당연한 욕구”라고 바라봤습니다.


아무리 완벽에 가까운 외모를 지닌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성형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외모에 대한 만족과 욕망은 끝이 없는 사이클입니다. 

그렇기에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모색하자는 진부하고 뻔한 표현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초점을 살짝 틀어 ‘타인의 평가’로 인해 채워지는 자존감을 추구하기보다, ‘내가 나의 변화된 모습’으로 채워지는 자존감에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전자와 후자는 완전히 분리될 수 없는 관점이지만, 어떠한 것에 더 중요하게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전자에 초점을 맞출 경우, 나의 값어치는 타인에 의해 정의될 것입니다. 타인의 평가에 쉽게 휘둘려 자존감의 하락과 상승의 무한한 굴레 속에 갇히게 됩니다. 

하지만 후자에 초점을 맞출 경우, 단단하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자아존중감이 뿌리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본래 성형수술, 더 나아가 꾸준히 자기 관리를 하고 화장을 하며 나를 꾸미는 일이 지니는 의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타인에 대한 시선이 아닌 오로지 나의 만족과 존중으로 인해 선택하는 것. 그로부터 생기는 자연스러운 자신감과 매력은 덤이 되어 주변 이들에게 향기처럼 은은하게 퍼져나갈 것입니다.


글_최예지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