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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일하고 싶습니다” ‘무스펙’ 대학생, 미쉐린 레스토랑 셰프가 되다!

이무현 대학생 기자

2023.06.05

조회수 22799

“여기서 일하고 싶습니다”
‘무스펙’ 대학생, 미쉐린 레스토랑 셰프가 되다!

아웃캠프족 
대학생 셰프 박건우 님(서일대 식품영양학과) 

대학생이 레스토랑 셰프가 됐습니다. 무스펙이었는데도 말이죠. 
그에게 어떤 마법 같은 비법이 있었을까요?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3학년이면서 청년 셰프 박건우 님을 만났습니다. 


품격과 맛, 그리고 멋이… 
조화를 이룬 식당을 흔히 ‘파인 다이닝’이라고 부릅니다. 재료 본연의 맛과 음식의 스토리텔링까지. 
셰프의 섬세함이 오롯이 전해지는 테이블을 마주할 때, 고객들이 느끼는 오감은 파인(fine) 그 자체입니다. 
미식가들은 파인 다이닝을 순수 예술에 비유합니다. 음식 한 접시 한 접시에 셰프의 철학이 온전히 담겨있고, 
특별한 감성적 호사를 누리는 장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좋은 분위기와 예술 작품을 연상시키는 음식으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국내 0.1%에 불과한 ‘품격의 식당’, 이곳에 요리하는 셰프들을 ‘예술가’에 빗대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차별화된 0.1%의 영역에 젊음의 패기를 앞세워 호기롭게 도전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서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박건우 셰프(22)가 그 주인공입니다. 

▲무오키 근무 당시 박건우(가운데) 


박건우 셰프에게…  
‘파인 다이닝’은 텔레비전 너머 동경의 세계였습니다. 중학생 시절 TV 속 셰프들의 신비한 요리법과 
화려한 음식에 눈을 떼지 못했던 그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셰프의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였어요. TV에 나오는 스타 셰프들을 보며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정했습니다. 
고등학교 3년간 고민 끝에, 폭넓게 공부할 수 있는 ‘식품영양학과’에 진학했지요.”

대학교에 진학한…  
박건우 셰프는 본격적인 요리사의 꿈을 펼쳤습니다. 한식, 양식 조리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다양한 요리를 배우기 위해 매일 학교와 요리학원을 왕복하며 주방에 섰습니다. 그의 열정을 높게 산 한 강사의 권유로 
학원의 조교로 무상근무하는 대신, 여러 수업을 무료로 수강하기도 했습니다. 
“행복한 20살을 보내고 다음 해에는 다양한 식재료를 경험할 수 있는 해군 조리병에 지원했습니다. 
이후 더 많은 요리를 하고 싶어 해외 파병에 다녀오기도 했어요(웃음). 제 모든 초점은 요리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박건우 셰프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군 전역 후에도 계속됐습니다. 그간 평소 꿈꿔왔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 본격 도전장을 냈습니다. 
하지만 벽은 높았습니다. 이렇다 할 스펙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조리과 학생도 아니었고, 다이닝 근무 경험도 없는 그를 필요로 하는 레스토랑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랜 고뇌 끝에 박건우 셰프는 ‘정면 승부’를 택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에 나온 레스토랑들의 이메일 주소를 찾아 직접 메일을 보냈습니다. 화려한 경력은 없어도 요리에 대한 열정을 가득 담았습니다. 
파인 다이닝에 도전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결심이었습니다. 
“약 2주 동안 아무 답장이 안 와서, 마음을 접고 있던 찰나에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무오키’의 박무현 셰프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정말 힘들겠지만 해볼 수 있겠냐’는 셰프님의 말씀에 무작정 감사하다는 인사만 반복했습니다.”

박건우 셰프는…  
무오키에서의 첫날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말로만 듣던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의 근무 강도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고 회상합니다. 
“그러나 힘든 와중에도 손님들이 맛있게 드신 빈 접시들을 확인하면 그날의 피로가 다 날아가는 기분이었어요. 
박무현 셰프님께 ‘건우는 일하는 센스도 있고, 열심히 하는 태도가 좋다’는 칭찬을 들었던 하루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박건우 셰프는 오늘도 뜨거운 주방에 서서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여러 업장에서 경험을 쌓고 추후 ‘수셰프(부주방장)’ 같은 책임 있는 자리에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이끌어 보겠다는 청사진을 그립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가 또래 대학생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박건우 셰프는 말합니다. 
“저는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해요. 힘들고 피곤해도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책을 읽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하다 보면, 어느새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글_이무현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