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상자

제2회 송건호 대학사진상 공모전 최우수상

김지연 기자

201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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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송건호 대학사진상 공모전 최우수 수상자 인터뷰

청암문화재단과 한겨레가 공동 주최한 '제2회 송건호 대학사진상 공모전’은 활자 읽기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홍보 및 접수를 진행했습니다.

올해 두번째로 진행된 이번 공모전은 대학생들과 더 폭 넓게 소통하고자 보도사진, 생활사진 두 부문으로 접수받아 각각 71, 212건 접수를 기록했습니다. 수많은 사진 중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수상자 박민석님과 주용성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보도사진 부문 최우수상_중앙대학교 박민석>
● 수상작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일주일이 지난 2014년 4월 23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임시분향소에서 제가 본 장면입니다. 사진은 중앙대학교 학보인 중대신문에 개재되었습니다.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 발만 동동 구르다가 카메라를 메고 안산을 찾아가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참사 이후 찾은 분향소의 모습은 충격이었습니다. 길게 늘어선 조문 행렬, 앞으로 늘어날 영정의 수를 예고하는 듯 높고 길게 마련된 단, 그리고 채워지는 영정. 그 앞에서 무너지는 어머니. 
2014년을 상징하고 압축할 수 있는 사건이 무엇일까 하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아마 모두가 세월호 참사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16일 아침부터 우리 모두가 배가 뒤집혀 가라앉는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함께 슬퍼했고, 함께 분노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2014년의 참사 이후 사진들을 꺼내보면서 2015년 지금의 안타까운 상황들이 사진 위로 스쳐 지나갔습니다. 1년 동안 안산, 진도, 국회, 청운동, 광화문에서 자식들이, 형제들이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다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세월호 가족들의 얼굴들과 그들을 싸늘하게 바라보는 시선들. 참사 이후 1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가라앉는 배를 바라보며 함께 울었던 우리들의 기억과 감정들을 다시 붙잡아야 할 때입니다.

● 대학 졸업 이후 하고 싶은 것 또는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앞으로도 계속 경험을 쌓아 사진 찍는 일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사진기자일 수도 있고, 사진작가일 수도 있고, 길은 넓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삶의 현장, 치열한 싸움이 지속되는 사건 현장 등, 현장을 몸으로 느끼고, 부족한 경험과 실력으로나마 기록해나갈 수 있고 조금씩 천천히 발전할 수 있는, 그리고 이러한 일들을 사람들에게 사진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 보도사진을 찍을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다큐멘터리사진을 찍을 때 중요한 점은, 현장에 대해 쌓여있던 관념들을 내려놓고, 현장의 상황들을 이해하고 헤아리며, 작가 본연의 마음이 따라가는 곳을 주목해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보통 언론과 SNS 등을 통해 현장에 다가가기 전부터 수많은 정보들을 접하게 되고 그것들 때문에 생겨난 수많은 고정관념과 편견들로 머릿속이 가득 채워진 상태로 현장에 접근하게 됩니다. 
그러나 현장은 이미지와 활자로 정리할 수 있는 곳들이 아닙니다. 개개인의 삶의 역사들이 응축되어있고, 그것들이 커다란 사건 아래에 짓눌려있는 곳입니다.
기자 혹은 작가가 현장까지 다가가 사진을 찍는 건 그래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장만이 해 줄 수 있는 이야기가 들리는 지점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들이 말하는 것과 작가의 생각의 결이 통하는 지점을 느끼며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활사진 부문 최우수상_상명대학교 주용성>
● 수상작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수상작은 도봉산 자운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만장봉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봉우리에 걸터 앉은 두 사람 뒤로 빽빽하게 들어찬 아파트를 함께 보여주면서 마치 묘비처럼 들어선 아파트들이 만들어낸 쟂빛 도시의 풍경이 얼마나 많은 도시인들의 치열하고 고단한 일상이 녹아든 풍경인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또 이처럼 대단위로 이뤄진 도시개발이 얼마나 다양한 지역과 지형 또 공동체를 사라지게 하고 획일화 시키는지도 함께 다룬 사진입니다.
1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학보사에 제한된 공모요강 때문에 공모전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2회부터 공모요강이 바뀌어 일반부문으로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요, 송건호 사진상은 대학생에게 주어진 특별한 사진상으로 그 의미가 크기 때문에 공모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대학 졸업 이후 하고 싶은 것 또는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대학 졸업 이후의 꿈은 다큐멘터리사진가가 되고싶습니다. 사회적 발언의 목소리가 작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과 희미해져가는 지난 과거의 이야기들을 사진을 통해 그 발언의 목소리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사진을 찍을 때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1. 대상을 대하는 자세에서 겸손함과 솔직함을 잃지 않고 다가갑니다.
2. 사진과 카메라가 타인의 삶에 관여할 권리를 내게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는 명백한 인식합니다.
3. 대상과 나의 사진에 대한 확신을 버리고 끊임 없이 반문하고 안주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