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상자

2016 한글날 예쁜 엽서 공모전

김지연 기자

2016.10.31

조회수 10911

2016 한글날 예쁜 엽서 공모전

 

한겨레미디어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하는 '2016 한글날 예쁜 엽서 공모전'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약 3달 간의 접수기간을 거쳐 총 4천여 작품 접수라는 역대 최고 접수건을 기록했습니다.

디자인, 캘리그라피 작가 등 전문 심사위원들이 참여한 심사를 거쳐 총 33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
시상식이 개최되었던 지난 10월9일(일) 한글날 서울청계광장에서 일반부, 중고등부 대상 수상자를
만나 수상 소감과 비결을 들어보았습니다. 

 

 

대상 일반부 l 서성은 님

"진로를 바꾸려고 결심한 제게 이번 수상은 아주 뜻 깊은 상이랍니다."


 

● 먼저, 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본인 소개와 함께 수많은 경쟁작을 제치고 대상을
받으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대상으로 뽑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는 미술전공자와 디자인전공자들 틈에서 수상하기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대상을 받게되어 처음에는 얼떨떨했지만 지금은 시상식날 상을 받아보니 실감이 났습니다. 

저는 한양대 전자과를 졸업하고 올해 초까지 LG화학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전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그림을 그리면서 살고 싶은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고 지금은 진로를 바꾸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고, 영어공부를 하고, 사이버대(4학년)를 다니고, 학생
기자 활동도 하고, 입시 준비를 하는 등 회사를 다닐 때 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같이 취업난이 심각한 때에 회사를 그만둘 때 많은 사람들이 격려와 동시에 걱정도 해 주셨습니다.
저도 내심 불안한 마음이 많았었지요. 그런데 이렇게 그림으로 큰 상을 받게 되니 가족을 비롯한 제
주위 사람들이 ‘네가 좋아하는 분야로 차근 차근 준비해 가더니 상까지 받게 되었구나’ 하시며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저 역시도 말할 수 없을 만큼 기뻤구요. 이번 공모전의 대상은 저와 제 주변
사람들에게 아주 뜻 깊은 상이랍니다.

 

 

● 2016 한글날 예쁜 엽서 공모전에 출전하게 되신 계기와 이번 공모전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최근 많은 아티스트들이 블로그를 운영하잖아요, 그 사진들을 구경하며 많은 블로그들을 방문하다보니 이번
공모전이 눈에 띄더라구요.

저는 예전부터 공모전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었는데 대부분이 전문적인 툴을 사용해야 가능한
공모전이라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를 배우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익숙하지 않아 공모전 참여까지는
부담스러웠거든요.

그런데 한글 엽서 공모전은 수작업만 가능한 공모전이라 소식을 보고 매우 반가웠었습니다. 이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선 긋는 하나까지 손으로 조심조심 그려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 작업과
달리 하나부터 열까지 정성이 들어갈 밖에 없어 어렵지만 즐거웠습니다.

 

 

대상 중고등부 l 김진솔 님 (운산고등학교 1학년)

"평소 즐기고 좋아하는 분야를 이용해 작품을 만든 것이 수상 비결이죠"



 

● 수상작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글의 과학적 원리나 우수성을 알리는 것 보다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냥 인정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즐겨 하던 병뚜껑 글자를 한글 엽서에 접목 시키면 어떨까 싶어 ‘한글’과 ‘사랑’이라는 두 단어가
들어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 깊은 느낌을 담을 수 없을까 생각하다 보니 불현듯 ‘더
뜨겁게’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병뚜껑으로 글씨를 만들면서는 부드럽게 이어지는 글자체가 되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평소 저는 고딕체처럼 반듯반듯한 글씨를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더 뜨겁게’라는 단어와 고딕체는 어울리지
않아 글자를 많이 둥글렸습니다. 

한 자 한 자 만든 뒤 전체적으로 연결해 보니 글자 높이가 들쭉날쭉 나란하지 않았는데, 처음엔 병뚜껑의
머리부분과 길쭉한 부분의 연결 부위를 몇 번 더 감아 글자 높이를 모두 일렬로 맞출까도 생각했지만 좀 더
자유분방해 보이는 것이 좋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어 자연스러움을 담았습니다. 

 

● 다음 공모전 참가자들을 위해 당선 팁을 알려주신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특별한 비결은 없고 평소 제가 즐기고 좋아하는 것으로 엽서를 만들었다는 것이 제가 한 모든 것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가까운 몇몇 친구들에게만 선물을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글로 된 병뚜껑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작품들을 모아서 전시회도 하고 책도 만들어서 판매를 하게 된다면 베이비 박스가 있는 

공동체에 기저귀와 분유를 사서 보내고 싶습니다. 저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베이비 박스가 있는데 아기
옷이나 다른 물품은 기증이 많이 들어오는데, 일회용으로 사용되는 기저귀와 분유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제가 직접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을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 학생 신분이라 밤늦게 까지
이어지는 공부 때문에 하지 못하고 있는데 제 작품으로라도 봉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