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통계

[대공사] 늦깎이 대학생, 공모전 동아리 만들기

엄영숙 님

2015.09.17

조회수 5087

​​공모전! 마흔이 넘은 내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나이 마흔셋 늦은 나이에 대학이라는 문을 두드렸다. 역시 세상살이 쉬운 일이 없었다. 공부를 해보기로 결심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싸워야 했다.

시간이 지나고 합격이라는 연락을 받고 또 다시 고민에 쌓였고, 가장 큰 건 경제적인 문제였다. 중고생 아들이 둘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 학원비며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을 감당하면서, 많은 학비를 부담 주기에는 남편에게 미안한 일이었다.

그래서인가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 한 쪽에서 부채질하고 있었다. 물론 학교를 다니고 안다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다녀야겠다는 결정이 이미 내 마음속에는 자리 잡고 있었다. 역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일도 하게 됐고, 보답도 있었다. 학과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고 수업료는 장학금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도 모범이 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공부를 시작한 것은 너무나 훌륭한 결정이었으며 열심히 한 나에게 칭찬을 하고 싶다.


학교생활은 힘든 부분도 많지만 너무 재미있고 신났다. 수업을 듣는 과목 중 교양과목으로 취업에 대한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다. 과제로 공모전에 참가해 보는 것이 있었다. 1학년 때라 친구들과 많이 친해지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함께 참가하자고 하기에는 친구들이 부담스럽게 생각할까봐 혼자서 준비하기로 했다.

전공이 사회복지인 만큼 전공과 관련된 공모전을 찾아보기로 했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도전할 수 있는 공모전 중 경남 미혼모 센터에서 하는 ‘미혼모 인식 개선 공모전’을 선택했다.




스토리가 있는 사진이나 UCC부문이 있었다. 욕심으로는 UCC를 해보고 싶었지만, 역시나 기술적인 면이 걸림돌이라 사진으로 결정하고 주제를 찾아 며칠 동안 고민을 하였다. 평소 미혼모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어린나이에 학업과 임신이라는 커다란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을 생각하였다.


두 가지 모두 지키고 싶어 하는 청소년을 위해, 질책보다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 주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였다. 학생의 마음, 준비가 안 된 엄마의 마음을 함께 표현해 보기로 하였다. 


* 첫번째장 : 책가방을 메고 있는 교복을 입은 학생의 뒷모습
* 두번째장 : 책가방을 메고, 아기 띠에 아기를 안고 있는 옆모습
* 세번째장 : 아기를 안고 있는 앞모습
* 마지막장 : 학생의 본연의 생활과 아기를 지키고 싶어 하는 학생의 호소문


이렇게 4장으로 구성된 스토리를 가진 사진이었다. 주제는 정해졌지만 모델을 선택하는 부분이 쉽지가 않았다. 미혼모라는 주제이기에 학생과 아기가 있어야 했다. 다행히 지인의 도움으로 젊은 아기 엄마를 만나게 되었다. 의미가 좋다며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었고, 얼굴이 잘 보이지 않도록 해주기로 약속하고 작품을 완성하였다.

처음 시도해 본 터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성과는 좋았다. 우수상에 상금도 받고, 과제도 완성하고, 또한 졸업 조건중 공모전에 수상하게 되면 논문 면제라는 큰 대가도 얻게 되었다. 정말 재미있는 작업이었으며, 미혼모들에 대한 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계기로 또 다른 공모전에 참가하여 수상은 못했어도 1차 통과라든가, 기술적인 면을 배울 수 있어서 매우 뜻 깊었다. 현재는 학과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고, 잘 따라주어 공모전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해 보는 꿈을 가지고 있다. 친구들이 열심히 하게 되면 학교에 정식동아리로 등록해 볼 생각이다.

교수님께서도 적극 지원해 주시겠다고 하셨고, 공모전이란 도전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무엇인가 찾아서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학창 시절에 큰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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